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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집필 실토한 교사, 전격 사퇴

기사요약

국사편찬위원회는 10년동안 상업교사를 하다가 9개월 전부터 역사를 가르치기 시작한 교사(김)를 국정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뽑았는데 김 교사는 스스로 집필진임을 밝혔다가 문제가 되자 자신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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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뉴스 전문>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사실을 실토한 김형도 교사(서울 대경상업고)가 집필진에서 전격 사퇴했다. <오마이뉴스>가 관련 내용을 발굴 보도한 뒤 서너 시간 만이다. 지난 11월 7일 사퇴한 최몽룡 교수 (조선일보 여기자 성희롱 문제가 불거지자 집필진에서 사퇴했다. 서울대 명예교수: 고고미술사학과. )에 이어 33일만에 두 번째 사퇴 사건이 터지면서, 집필진 명단 비공개 때문에 '꼬리 자르기'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는 10일 밤 10시 45분 보도자료를 내고 "김 교사가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하여 집필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음을 알려드린다"면서 "김 교사는 '자신이 집필진으로 공개된 것은 괜찮지만, 자신으로 인해 교과서 편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해 왔다"고 자진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편은 "우리는 이러한 김 교사의 집필진 사퇴 의견을 존중할 방침"이라고 밝혀 사퇴 처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국편은 김 교사의 집필진 참여 사실에 대해 함구해 왔지만, 결국 전체 집필진 47명 가운데 그를 교사 집필진으로 뽑았던 것으로 최종 확인된 것이다. 또한, 오후까지만 해도 김 교사의 '집필 의사'는 명확했기에, 사퇴 배경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480개 역사교육단체 등이 모인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방은희 사무국장은 "김 교사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한 시민단체가 한 군데도 없었는데 이름이 공개됐다고 사퇴한 것이냐?"면서 "비상식적인 '복면집필' 때문에 '꼬리 자르기'식 사퇴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사를 가르친 지 9개월된 상업 과목 교사가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이라고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아래 국편)가 중고교<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 명단을 '극비'에 붙인 가운데, 스스로 집필진이라고 공개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국사편찬위원회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은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상업> 가르치다가 처음으로 <한국사> 맡아

지난 10일 오후 서울 사립학교인 대경상업고 교무실에서 만난 김형도 교사. 김 교사는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임명된 것이 맞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 학교 교장과 교감도 "김 교사가 자신이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임명됐다는 취지의 메신저를 지난 8일 전체 교원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지난 8일 이 학교 교원들에게 보낸 A4 용지 3장 분량의 집단 메시지에서 '(집필 관련) 1월부터 13개월간 역사교과서를 함께 쓰게 됐다. 46명과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필진이) 모이면 (국편이) 얼마나 비밀을 강조하는지 질릴 정도'라는 취지의 글을 보냈다.

이 학교 교감은 '김 교사가 이 메시지 말미에 'さよなら'(사요나라, 일본 식 작별 인사)라고 적은 것이 맞느냐'라는 물음에 "그렇게 적은 게 맞다"고 답했다. ( ← 이런 역사인식을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쓴다는 것이 말이 되나? 또 이런 사람을 집필진으로 선출한 정부는 무엇인가? ) 이 메시지를 직접 읽은 한 교사는 "친일·독재 미화 의심을 받는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으로 뽑힌 사람이 공개 메시지에 일본말로 끝나는 인사말을 적어놔서 기가 막히고 화가 났다"고 전했다.

10년 차 교사인 김 교사는 이 학교에서 9년 동안 <상업>관련 교과를 가르쳐오다 올해 처음으로 1학년 4개 반의 <한국사>교과를 함께 맡았다. 이 학교 공식 홈페이지도 '교직원 소개'란에 김 교사의 담당 교과를 '상업'으로 적어놓았다. 그는 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역사 관련 박사 논문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사는 '스스로 집필진에 공모를 했느냐, 초빙을 받은 것이냐'는 물음에 "(국편이) 비밀로 하라고 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나중에 말하겠다"고 밝혔다. "집필진이 다 모여서 임명장을 받았느냐, 또 전체가 모이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 학교 교장은 "우리 학교는 교육부에서 공문이 오면 김교사를 집필진으로 (그 공문에 따라)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김 교사가 학교 측과 협의 없이 집필진을 신청하고, 집필진으로 임명 받은 사실을 메시지로 전체 교원에게 먼저 보낸 점에 대해서는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480개 역사교육단체 등이 모인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의 방은희 사무국장은 "몇십 년간 역사를 가르쳐온 현장교사들이 수두룩한데 이제껏 상업과목을 가르치다 역사과목을 가르친 지 겨우 몇 개월밖에 안 되는 교사가 역사교과서를 집필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밀실에서 '복면집필'을 하려다보니 검증도 안 된 사람들로 집필진이 채워지는 것 아닌가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 국장은 "학생들이 실험 대상이냐?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교육부는 집필진을 당장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과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보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중견관리는 "우리도 김 교사가 집필진에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국편은 오는 15일 국정교과서 집필 편찬기준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 전문가, 교사, 학부모 등 16명으로 구성된 편찬심의위원회가 집필기준을 심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또한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뉴라이트 역사학자로 분류된 이인호 KBS 이사장이 지난 11월 16일 오후 진 편사부장을 비밀리에 만나 의견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이인호 KBS이사장, 국편에 '집필 의견안' 건넸다)

출처: 오마이뉴스 (201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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