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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루 뼈다귀해장국과 감자탕

소설가 양귀자의 작품 「원미동 사람들」의 무대인 원미동에 1985년 원미종합시장이 들어섰는데, 한두 해 사이에 이곳이 장사가 잘 되는 장터란 소문이 전국으로 퍼졌단다. 당연히 돈을 벌려는 외지인도 많이 들어왔고, 이들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도 줄지어 들어섰다. 시장의 서민들이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국밥 종류. 원미종합시장에는 특히 해장국집이 많았는데, 우거지해장국, 올갱이(다슬기)해장국, 선지국 등 종류도 다양하고 집집마다 손님도 많았다. 그 가운데 유난히 인기를 끌었던 음식이 감자탕. 감자와 함께 일명 ‘감자뼈’라고 불리는 돼지 척추 뼈를 넣고 끓인 감자탕은 가까운 인천사람들이 거의 100여 년 가까이 즐겨온 대표적 서민음식이었다.

어느 날, 원미동 감자탕집에서 저녁과 함께 술을 먹은 외지의 상인 일행이 시장 앞의 조마루를 넘어가는데 유난히 다리가 풀리고 힘이 부쳤더란다. 조마루는 ‘조가 많이 심어져 있는 고개’라는 뜻으로 부천에서는 드물게 큰 고개였기 때문이다.

그 뒤로 단골 감자탕집을 다시 찾은 그 상인 일행이 ‘감자탕 먹고 조마루를 넘게 하려거든, 감자보다 돼지 뼈를 많이 넣어야겠더라’고 푸념했다. 고개가 높아 힘이 드니, 여기에서는 감자보다 영양이 푸짐한 돼지 등뼈 고기를 든든히 먹어야겠다는 이야기였다.

이렇게 되면 감자가 주재료가 아니라 돼지 등뼈가 주재료인 것이니, 감자탕이 아니라 ‘등뼈탕’으로 부르는 것이 어떠냐는 말도 덧붙였다. 일리 있고 듣기도 좋은 말이라 원미동 감자탕집 주인들은 감자탕을 뼈다귀탕, 뼈다귀감자탕, 뼈다귀해장국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고, 더불어 다른 곳보다 뼈를 더 푸짐하게 넣은 조마루 주변의 뼈다귀해장국이 맛있다는 소문이 났다. 인천에서 시작된 감자탕이 부천을 원조로 하는 뼈다귀 해장국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관련 페이지: 서울, 인천, 경기지역의 대표 음식. 참조사이트: 관광공사 우리고장 맛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