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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밥의 유래

사찰 음식 중 최고는 단연 연잎밥이었다. 연꽃이 진흙탕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청정의 표상으로서 극락세계를 상징해, 세상의 그 어떤 것들보다 귀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찰에서는 물론 불자들도 귀한 손님이나 정성을 들여야 하는 날에는 연잎밥을 빼놓지 않고 내놓았다.

김포시 고촌면 풍곡리에는 배천 조씨 집성촌이 있다. 160년 이상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배천 조씨는 원래 황해도에 그 뿌리를 두었는데, 이들에게도 연잎밥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원래 배천 조씨는 17세기부터 영향력 있는 화원(畵員) 가문으로 성장해 명성이나 재물이 남부럽지 않았단다. 그 후, 어느 대(代)에서 집안 걱정이 하나 생겼는데 대를 이을 종가 며느리의 건강상태였다. 그녀는 딸을 한 명 출산 한 뒤 몸이 붓고 나쁜 피가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아 얼굴빛이 어둡고 기가 빠진 탓에 몸이 차갑고 소화기관이 나빠져 제대로 식사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만 해도 종갓집 며느리의 첫째 덕목 중 하나는 바로 대를 잇는 것. 가장 중요한 출산에 지장이 생기자 문중에서는 며느리를 쫓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더란다. 불안한 마음에 며느리는 기도 효과가 좋다는 운양산 사찰에서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렸는데, 끼니조차 챙기지 못하고 정성껏 기도만 올리는 모습을 본 스님은 매일 며느리에게 연잎밥을 내어주었고 얼마 후 건강과 생기를 되찾아 대를 이었다고 한다. 이후부터 조씨 집성촌에서는 무언가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는 연잎밥을 지어주며 기운을 북돋아주었다. 마치 ‘함께 기원하고 있다’는 무언의 응원을 보내는 것처럼.

지금도 남아 있는 김포의 조씨 집성촌에는 연잎밥에 담았던 마음을 그대로 전하며 사는 종갓집 여인들이 살고 있다. 기도하듯 연잎밥을 조용히 쪄 내면서.

참고: 서울, 인천, 경기지역의 대표 음식. 참조사이트: 관광공사 우리고장 맛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