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여행 > 나라현 > 동대사

동대사

나라에 가면 많은 절과 볼거리들이 있지만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 동대사(東大寺) 입니다. 동대사 안에는 왕실의 보물창고인 정창원(正倉院) 등 여러 건물이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이 대불전입니다.

대불전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목조 건축으로 현재 모습은 1708년 재건된 것입니다. 원래 건물은 지금 건물의 두 배 정도였으나 다시 지으면서 60퍼센트 정도로 축소된 것이라고 합니다. 현 건물은 높이 47.34 미터, 정면 57.1 미터, 옆면 50.48 미터입니다.

이 절은 나라 시대 한반도 출신의 후손인 교기(行基) 스님이 중심이 되어 창건했습니다. 교기 스님은 당시 일본을 불교 국가로 통합시키기 위해서 료부(兩部) 신토(神道), 신불(神佛) 습합(襲合) 개념으로 창건했습니다. 료부 신토나 신불 습합의 개념은 한국의 무불(巫佛) 습합과 같은 개념입니다. 외부에서 새로 들어온 불교와 기존의 토속 종교의 대립 속에서 이 둘이 하나가 되어 국가 통합과 국민 화합을 목적으로 나온 통불교 사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라시대 원효 스님(617-686 년)이 주장한 통불교 그대로입니다. 신라에는 원효 스님이 있었고 당시 나라에는 교기 스님이 있어 비슷한 목적을 비슷한 피를 가진 사람이 시도합니다.

결론만 간단히 정리하면 당시 일본에서 신토 무속의 신, 해의 여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가 비로자나불로 환생한 것이 바로 동대사 대불입니다. 이 대불은 처음 일본사람들이 여러 차례 시도하다가 실패하여 결국 8세기 한국인 조불가가 제작했습니다.

그러나 12세기 소실되어 다시 만들었습니다. 예술적 아름다움은 처음 한국인 조불가가 만든 것만 못하지만 크기는 비슷하답니다. 대부분 새로 만들었지만 일부 연화좌대는 원래 모습이 남아있습니다(높이 16.2 미터, 얼굴 길이 4.8 미터, 무게 452 톤).

이 동대사는 경주 불국사, 석굴암 등이 조영되던 750년경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불교 화엄종의 최전성기에 세워졌습니다. 화엄종은 화엄경을 근본 경전으로 하는 불교종파입니다. 화엄종의 비로자나불은 지혜와 자비의 광명을 넓게 비춰서 우주의 모든 중생을 구원하는 부처입니다.

중국의 당나라 때 시작되었으며 천태종과 더불어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중국 화엄종은 동진의 불타발타라(佛陀跋陀羅)가 화엄경을 번역하면서 시작됩니다. 화엄종의 발원(發源)은 인도의 마명(馬鳴)과 용수(龍樹)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중국의 비조는 당나라 때 승려 두순(杜順)입니다. 두순은 화엄에 대한 교학적 연구보다 실천적 문제를 더 천착했습니다. 제2조 지엄(智儼)은 현장의 유식설(唯識說)을 끌어 들여 화엄종의 학문적 뼈대를 세웠고 제3조 현수(賢首)대에 이르러 화엄종 철학을 집대성합니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義湘)이 부석사(浮石寺)를 중심으로 창종했습니다. 물론 화엄종은 의상이전에 이미 신라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자장과 원효가 화엄사상을 신라에 전파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원효는 화엄경종요(華嚴經宗要)와 화엄경소(華嚴經疏)를 펴냈습니다.

그러나 체계적인 화엄교학이 뿌리를 내린 것은 의상부터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의상을 해동화엄초조(海東華嚴初祖)라고 합니다. 의상은 상문십덕(湘門十德)이란 화려한 제자군단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의상의 노력으로 화엄종은 화엄십찰(華嚴十刹)이라고 하는 중요 사찰을 거느릴 수 있었습니다.

[참고 및 출전]
존 카터 코벨 지음, 김유경 편역, 일본에 남은 한국미술, 글을 읽다. 2008.5

출처: 오마이뉴스 (2008.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