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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후 텐망구

규슈 후쿠오카현 다자이후(太宰府) 시에 있는 다자이후텐망구(太宰府天滿宮) 신사를 찾았습니다. 이곳은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미치자네(菅原道眞: 845~903)를 모신 신사입니다. 스가와라는 901년 교토 조정에서 높은 벼슬을 하고 있던 학식과 덕망이 높은 벼슬아치였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로 오해로 인해서 갑자기 이곳 다자이후로 유배를 오게 되었습니다. 2년 뒤 스가와라는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 뒤 그의 무덤이 있던 사당에 스가와라텐망구 신사가 세워졌습니다.

뒤에 스가와라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다시금 그의 높은 학식과 덕망이 밝혀져 그는 일본에서 학문의 신으로 추앙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학창 시절 이곳 다자이후텐망구 신사에 와서 스가와라 신에게 공부를 잘할 수 있고 꼭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기원을 합니다.

다자이후 지역은 원래 규슈를 다스리던 지배자들이 살던 곳입니다. 그래서 다자이후 시에는 다자이후텐망구 신사를 비롯하여 다자이후 관청 유적, 옛 절터, 유명한 사찰들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특히 한반도에서 백제가 망한 뒤 백제 유민들이 이곳에 들어와 성을 쌓고 뒤에 있을 지도 모르는 공격에 대비했다고 합니다. 이후 이곳 지배자들은 한반도를 비롯한 중국 등 외국과 교섭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자이후텐만구 신사 경내에는 부적이나 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그리고 가게에는 학업성취나 대학 합격을 기원하다는 표어가 눈에 두드러집니다. 이것 역시 이곳을 찾는 수험생이나 학생들이 그러한 것을 기원하는 부적이나 기념품을 찾기 때문입니다.

御神牛

다자이후텐만구 신사 입구에 있는 소 조각상을 고신규(御神牛:ごしんぎゅう)라고 합니다. 보통 누워 있는 소 조각상(臥牛像: がぎゅうぞう)이 있는데, 이것은 스가와라가 죽은 뒤 소달구지에 주검을 싣고 이동할 때 이곳에서 안락사 절 앞에서 소달구지가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곳이 스가와라의 영이 머물고 싶은 곳이라고 해서 이곳에서 장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이후 다자이후텐만구 신사에서는 소를 신성시하여 섬기고 있습니다.

고신규(御神牛)는 나데우시(なで牛)라고도 말하는데, 몸 중에서 아픈 곳을 만지면 좋아진다고 합니다. 머리를 만지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여 황소상을 문지르는 사람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소 조각상과 신사 경내 사이에는 둥근 호수가 있고 호수를 가로질러서 다리가 세 개 세워져 있습니다. 둥근 호수는 한자의 마음 심 자 모습입니다. 이 호수에 세워진 무지개 모양의 다이코바시(太鼓橋) 다리와 직선 다리 두 개가 있습니다. 이 세 다리는 사람의 전생, 이생, 내생 등 삼 세계를 뜻하는 것으로 이 다리를 건너면서 세 생의 더러움을 씻는 다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 다자이후텐만구 신사에는 매화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것 역시 스가와라가 원래 매화를 좋아하여 매화를 소재로 시를 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스가와라 이야기가 일본 전통 연극인 노(能)로 만들어지면서 매화를 비매(飛梅)하고 하여 교토에 있던 매화가 이곳에 날아왔다는 줄거리가 끼어들기도 했습니다. 그 뒤 스가와라와 매화는 서로 가깝게 묶여졌습니다.

출처: 오마이뉴스 (201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