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의 성교육

섹스, 자위가 뭐냐고 묻는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한 달 쯤 전에 우리 아이가 아빠인 저에게 물었습니다. 저에게 묻기 전에 먼저 엄마에게 물은 모양입니다. 아내는 이런 질문이 너무나 당혹스러워서 제게 근심을 털어놓았었습니다. 아마도 아내는 초등학생이 공부는 안 하고 그런 쓸데없는 것만 궁금해 한다면서 야단을 친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아빠인 제가 남자끼리 얘기하면 통할 것 같다는 착각에 아이를 불러 놓고 진지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텐데 초등학생 어린이인 네가 공부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이상한 것에 관심을 가지니 엄마가 얼마나 실망스러웠겠니? ‘ 라면서 나름 자상하게 타이르듯이 설명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아이 입장에서는 ‘나는 나쁜아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지 몇일 동안 잔뜩 풀이 죽어 있었습니다.

몇일 후 아내가 시에서 운영하는 아동 성상담센터가 있으니 데려가 보자는 제안에 전화로 예약한 후 바로 데리고 갔습니다. 아이가 상담 선생님과 얘기하는 30~40분간 밖에서 기다리면서 ‘부모의 첫 성교육’이라는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와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이렇게도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로 쓰여있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부모들이 나와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씁니다. 초등학생 남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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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류: 때가 되면 알게 된다.

‘섹스가 뭐야?’라고 물어보는 아이에게 ‘때가 되면 알게 된다’라고 나름 잘 타일렀다고 생각했지만, 위 책에서는 성교육이 아이에게 없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섹스를 조장하지는 않는다라는 것을 네덜란드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진실을 적나라하게 알려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대답을 회피하거나 타일러서 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적절한 언어와 비유로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주어야 안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어린 아이에게 어떤 언어로 알려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모 스스로가 연구해야할 것입니다. 부모는 성교육 전문가가 아니므로 이런 부분이 조금 어렵습니다. 위 책에서도 구체적인 언어 기술은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아이가 궁금해 할 때가 성교육의 최적기

궁금해하지도 않는 아이에게 일부러 조기교육을 할 필요도 없지만 물어보는 아이에게 답을 회피하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초등학교때 올바른 성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노크 하는 습관과 과도한 타인에 대한 배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자 언제부터인가 방문을 닫고 지냅니다. 이쯤 되면 노크없이 불쑥 방문을 열지 말고 노크하고 여는 습관이 부모에게도 필요한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문 닫아놓고 뭐하지? 혹시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것 아냐? 라고 걱정할 수도 있지만 아이가 반드시 나쁜 행동을 하기 위해서 방문을 닫는 것이아니라 방해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몰래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요. 하지만 통제와 감시를 너무 심하게 하다보면 언젠가 아니는 방문을 잠그게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모와의 대화도 아예 없어질 것입니다.

둘째 아이는 7살 여자아이인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용돈을 주셨을 때 ‘용돈 받았으니 뽀보해드려라’고 아이에게 말하거나 그러고 싶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늙으신 부모를 위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아이의 의견과 주장을 위축시키는 행동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성범죄에 아이들이 노출 될 수 있는 환경이므로 싫은 감정에 대한 표현은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기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